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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 걷기
인간은 원래 맨발로 태어나서 맨발로 다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기가 태어나서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또 집 밖을 나가기 시작하면서 신발을 신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부터 평생토록 발은 신발의 보호를 받게 되는데 뭐든지 과잉보호를 하게 되면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서 신발을 신게 된 건데 너무 거기에 길들여지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이 조금씩 퇴화되기 시작합니다. 발이 원래 가지고 있는 기능들을 다 하지 못하고 그 기능들을 조금씩 잃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져서 병이 나기 전까지는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신발에 너무 의존해서 잃게 되는 것에는 뭐가 있을까요? 첫 번째는 바로 발 안에 있는 근육들입니다. 발의 중심인 풋 코어 근육이 중요합니다. 발의 구조적인 안정성과 정상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발의 여러 잔 근육들을 코어 근육이라고 합니다. 주로 발가락을 벌리고 오므리는 기능을 하고 또 발가락을 구부리고 펴고 하는 동작들을 도와줍니다. 울퉁불퉁한 자연환경에서 달리면서 사냥도 하고 또 위험할 때는 도망도 칠 수 있도록 태어났는데 우리는 대부분 신발을 신고 얌전히 걷기만 합니다. 그러다 보니 발가락을 벌리고 오므리고 하는 근육들 퇴화되게 됩니다. 풋 코어 근육의 약화 또는 태화는 족저근막염, 무지외반, 지간신경종 등 여러 가지 발질환의 원인이 되며 또 치료를 받아도 쉽게 잘 낫지 않는 이유가 됩니다. 두 번째는 바로 감각입니다. 발은 원래 매우 예민한 기관입니다. 7,200개의 신경이 있고 2만 개 이상의 신경말단이 있습니다. 물론 당뇨병성 신경병증 같은 병 때문에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평생토록 신발의 보호를 받다 보면 여러 가지 자극이 차단되기 때문에 감각이 점점 둔해지게 됩니다. 세 번째는 바로 반사 신경과 균형 감각입니다. 걷다가 발을 삐끗하거나 넘어지려고 하면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발로부터 무수히 많은 정보가 들어오고 그걸 머리로 가기 전에 척수에서 처리해서 몸에게 바로 지시를 내리게 됩니다. 그걸 척수반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 반사신경과 균형 감각 같은 것들은 잘 사용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둔해지고 퇴화됩니다. 어린아이들은 균형 감각이 좋 좋아서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도 곧잘 배우지만 어른들은 균형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엄청 힘들어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또 어르신들은 방에서 그냥 걷다가도 넘어져서 골절상을 입어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도 반사 신경과 균형 감각의 둔화가 중요한 원인입니다.
긍정 효과
첫째, 발 근육이 자극되고 운동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신발을 신고 걸을 때는 통으로 움직이 때문에 발의 여러 잔 근육들의 개별적인 움직임은 별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맨발로 걷게 되면 울퉁불퉁한 노면에 따라 발이 더 많이 움직이게 되고 조금씩 비틀리기도 하게 됩니다. 그럴 때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발의 코어 근육들이 더 많이 자극되고 더 많이 움직이게 됩니다. 발가락 하나하나에도 더 많은 힘이 들어가게 코어 근육들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근육 강화 효과가 있습니다. 둘째, 둔해진 발의 감각을 깨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평생 마룻바닥하고 신발 깔창만 느끼고 지내던 발에게 자연의 여러 가지 자극을 느끼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나뭇가지인지 돌멩이인지도 느끼게 딱딱한지 부드러운지, 날카로운지, 뭉툭한지, 차가운지, 따뜻한지 등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해 줍니다. 또 우리가 눈으로 보지 않고도 지금 나의 발 상태가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 느낌을 바로 고유 감각이라고 하여 이 고유 감각이 살아나야 몸의 전체적인 균형 감각도 살아나는 겁니다. 맨발 걷기는 다양한 노면에서 발의 자세를 더 잘 느끼게 해 주기 때문에 그런 고유 감각도 발달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지압 효과와 마사지 효과입니다. 작은 돌멩이와 나뭇가지, 나무뿌리를 밟고 다니기 때문에 자연 지압이 되는 것입니다. 지압과 마사지는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긴장돼서 뻣뻣해진 근막을 좀 이완시켜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우리 몸은 뻣뻣하면 더 손상되기 쉬운데 족저근막과 코어 근육들을 마사지와 지압으로 부드럽게 해 주면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지압과 마사지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합니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발로 가는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늘어나고, 또 발에 쌓인 노폐물의 제거도 더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발의 피로도도 감소하고 발이 더 건강해지게 됩니다. 어떠세요? 지금 당장 신발 벗어던지고 맨발로 흙을 좀 밟아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런데 여기서 잠깐 맨발 걷기 잘못하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맨발 걷기를 시작하시기 전에 반드시 아셔야 할 아주 중요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주의할 점
바로 맨발 걷기는 준비와 조금씩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발이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맨발로 걸으면 오히려 없던 병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미 수십 년 동안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서 발의 근육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인지라 갑자기 맨발로 걷게 되면 주변의 뼈와 관절 그리고 족적음막에 무리가 많이 옵니다. 따라서 맨발 걷기를 시작하기 전에 훈련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바로 약해진 풋, 코어 근육들을 좀 단련시키면 도움이 됩니다. 처음부터 맨발 걷기로 만보 걷기를 도전하시면 큰일 납니다. 처음에는 조금씩 하시며 천천히 늘려가시기 바랍니다. 또 날카로운 것에 다치지 않도록 바닥을 잘 살피면서 걸으셔야 합니다. 맨발 걷기가 모든 분들에게 권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심한 변형이 있거나 발바닥에 굳은살이 많이 박히신 분들은 맨발 걷기를 하다 보면 굳은살 있는 대로 압력이 많이 집중이 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거나 무리를 하게 되면 발바닥에 궤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지방패드 위축 증후군이 있는 분들에게도 권장하지 않습니다. 지방 패드라고 원래 발바닥 밑에 한 1cm 정도 되는 지방층이 두툼하게 있는데, 이게 원래 쿠션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 지방층이 많이 쪼글쪼글해져서 발바닥이 얇아져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께서 맨발로 걸으시면 이 충격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발에 무리가 많이 옵니다. 또 족저근막염이나 지간신경증으로 인한 통 심한 경우에는 맨발 걷기가 오히려 증세를 크게 악화시킬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통증이 심할 때는 좀 피하시고 어느 정도 증세가 좀 나아진 다음에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어서 발에 감각이 저하되신 분들, 혈액순환 장애가 있어서 한 번 상처가 생기면 잘 낫지 않는 분들은요 맨발 걷기가 금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괜히 욕심내서 맨발 걷기를 했다가 상처가 나게 되면 훨씬 더 고생하고 또 큰일 날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맨발 걷기를 삼가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맨발 걷기를 못하게 한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하실 없습니다. 맨발 걷기가 발 건강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실내에서도 발 코어, 근육 운동 또 밸런스 트레이닝, 지압과 마사지 같은 걸로 맨발 걷기의 효과를 충분히 얻으실 수 있습니다.